
16세기 화가 피터 브뤼헐이 상상으로 그린 바벨탑 그림으로, 성경 창세기 속 하늘까지 닿는 탑을 형상화했으며 고고학 유적 에테메난키와 연관성이 자주 언급됩니다.
유적지를 봐도 “여기 무슨 사연이 있지?” 싶은 곳에 더 눈길이 가잖아요.
바벨탑도 마찬가지예요. 성경에서만 보던 전설인 줄 알았는데, “실제로 그런 탑이 있었대!”라는 이야기가 요즘 자주 들립니다.
처음엔 저도 반신반의했어요. 그런데 학자들 논문과 고고학 자료를 살펴보다 보니, 바벨탑이 단순한 신화로 치부하기엔 너무 구체적이더라고요.
성경 창세기 11장에 나오는 장면을 떠올려보세요. 사람들이 하늘 끝까지 닿을 만큼 높이 탑을 쌓으려다 신의 제지를 받고 언어까지 뒤섞여 흩어졌다는 이야기죠.
이 대목, 어릴 때는 “그냥 교훈이겠지” 하고 넘어갔는데요. 알고 보니 그 배경이 된 실물 건축물이 있었을 가능성이 꽤 크다는 겁니다.
그렇다면 문제의 탑은 무엇일까요?
고고학계에서 가장 설득력 있게 지목하는 후보는 바로 에테메난키(Etemenanki)예요.
이 탑은 지금의 이라크, 고대 바빌론 도성 한가운데 세워졌던 지구라트, 즉 계단식 신전이었습니다.
지구라트가 생소하다면 이렇게 생각해보세요. 돌을 층층이 쌓아 올려 꼭대기에 신전을 마련한 모양인데, 조금 거대한 피라미드 같다고 보면 이해가 쉽습니다.
에테메난키의 높이는 기록에 따르면 약 90미터. 30층 아파트를 세워놓은 셈이니, 고대 건축치곤 상상 이상이죠.
지금은 기단부만 남아 있지만, 당시엔 벽돌마다 채색 장식도 있어 멀리서 보면 ‘하늘로 뻗어 올라가는 신전’처럼 보였다고 해요.

고대 바빌론의 중심 신전이었던 에테메난키 지구라트를 3D로 복원한 추정 이미지입니다. 성경 속 바벨탑의 실제 모델로 학계에서 주목받고 있는 건축물이기도 합니다.
중요한 건 건축 연대예요. 기원전 6세기, 바빌론의 명군 네부카드네자르 2세가 수도를 치장하던 때 대대적인 보수를 거쳤습니다.
이 시기는 유대인들이 바빌론 제국에 포로로 끌려간, 이른바 바빌론 유수와 정확히 겹칩니다.
포로 생활을 하던 사람들이 이 초대형 탑을 직접 보고 받은 충격과 기억이, 훗날 고향으로 돌아가 성서를 편찬할 때 ‘바벨탑 신화’로 승화됐다는 거죠.
따라서 바벨탑은 완전히 허구의 산물이 아니라, 실존했을 가능성이 높은 유적을 문학적으로 재해석한 결과물일 수 있습니다.
이 사실을 알고 나면, 바벨탑 이야기가 왠지 더 생생하게 느껴지지 않으세요?
그런데 여기서 진짜 흥미로운 포인트가 하나 있어요.
그 시기에 바빌론에 끌려갔던 유대인들이 이 거대한 탑, 에테메난키를 직접 봤을 가능성이 높다는 겁니다.

기원전 6세기, 바빌론 제국이 유대 왕국을 침공하고 예루살렘을 함락시킨 뒤, 수많은 유대인을 포로로 끌고 가는 장면을 묘사한 제임스 티소의 역사 회화입니다. 이 시기의 기억이 훗날 성경 창세기에 등장하는 바벨탑 이야기와 맞물렸다는 해석도 있습니다.
실제로 기원전 6세기 무렵, 바빌론 유수라는 사건이 일어나죠. 당시 바빌론 제국은 유다 왕국을 정복하고 많은 유대인들을 포로로 끌고 갑니다.
그리고 그 포로들은 바빌론에서 수십 년간 생활하면서 고대 도시의 규모와 문명, 특히 이런 어마어마한 탑을 보며 깊은 인상을 받았을 거예요.
생각해보면, 고향인 예루살렘은 성전 하나만 있어도 “신의 집”이라 여겼던 소박한 도시였는데, 바빌론에 와 보니 도시 자체가 압도적이고 탑은 하늘을 찌를 듯 솟아 있었던 거죠.
그 충격과 인상은 아마 굉장히 강렬했을 거예요. 인간이 신의 영역에 도전하려는 듯한 그런 느낌 말이죠.
이후 유대인들이 고향으로 돌아와 성경을 편찬할 때, 이런 경험들이 자연스럽게 이야기에 녹아들었을 가능성이 크다는 게 학계의 유력한 시각이에요.
즉, 바벨탑은 단순한 종교적 상징이 아니라, 실제로 본 것을 바탕으로 한 문학적 해석일 수 있다는 거죠.

이 이미지는 고대 바빌론 제국의 중심지에서 건설되었다고 전해지는 지구라트 ‘에테메난키’를 배경으로, 당시 사람들이 벽돌을 나르며 탑을 쌓는 장면을 디지털로 복원한 상상도입니다. 이 건축물은 성경에 등장하는 바벨탑의 실제 모델로 자주 언급됩니다.
물론 지금도 “이 탑이 바로 바벨탑이다!” 하고 단정할 수는 없습니다.
학계에서는 아직까지도 “에테메난키가 바벨탑일 가능성이 가장 높지만, 확정된 건 아니다”라는 신중한 입장을 유지하고 있어요.
하지만 여러 문헌과 유적, 당시의 역사적 정황을 종합해보면, 이 탑이 바벨탑 이야기의 모티브가 됐을 가능성은 매우 높다는 데에는 많은 학자들이 공감하고 있는 분위기입니다.
신화 같지만, 현실에 기반을 두고 있었던 이야기… 그래서 바벨탑은 더 흥미롭고, 더 생생하게 느껴지는 것 같아요.
여기서 잠깐, 꼭 짚고 넘어가야 할 부분이 있어요.
요즘 인터넷을 보다 보면 “바벨탑이 복원됐다더라”, “실제로 하늘을 찌를 만큼 거대한 탑이었다”는 식의 이야기들이 꽤 돌아다니거든요.
하지만 이런 내용은 대부분 과장됐거나 사실이 아닌 정보들이에요.
실제로 바벨탑의 후보로 꼽히는 에테메난키 유적은 현재 기단부 일부만 남아 있는 상태입니다.
즉, 지금 우리가 볼 수 있는 건 탑의 밑동, 즉 가장 아래층의 흔적뿐이에요.

이 이미지는 스미소니언 채널(Smithsonian Channel) 다큐멘터리에서 소개된 석판으로, 고대 바빌론의 지구라트 '에테메난키'의 설계도로 추정되는 귀중한 유물입니다. 성경 속 바벨탑의 실체에 한 걸음 더 다가간 중요한 고고학적 단서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그럼 높이 90미터짜리 탑이라는 건 다 허구인가요?” 하고 물으신다면, 그건 또 아니에요.
당시 고대 기록이나 후대에 남겨진 문헌들을 보면, 이 탑은 실제로도 매우 높은 구조물로 간주되었고, 기원전 6세기경에는 수차례 보수 공사도 진행되었어요.
다만 중요한 건, 이 탑이 화강암이나 대리석 같은 단단한 돌로 만들어진 게 아니라는 점입니다.
메소포타미아 지역에서는 건축 재료로 주로 진흙벽돌을 사용했어요. 당시엔 물과 흙을 섞어 벽돌을 만들고, 햇볕에 말리는 방식이 일반적이었죠.
이 진흙벽돌은 짓기는 쉬워도, 수천 년의 세월을 버티기는 어렵잖아요?
그래서 결국에는 탑의 상부 구조는 모두 무너지고, 바닥 일부만 유적으로 남은 것이에요.
반면 이집트의 피라미드는 석회암 블록처럼 훨씬 더 견고한 재료로 만들어졌기 때문에 지금까지도 비교적 온전한 모습으로 남아 있는 거고요.
즉, 우리가 상상하는 “하늘까지 솟은 탑”은 기록과 상상력이 섞여서 생긴 이미지고, 실제 유적은 그보다 훨씬 소박한 잔해만 남아 있다는 점을 기억하셔야 해요.

이 흑백 삽화는 중세 유럽 화풍으로 묘사된 바벨탑 건설 장면으로, 전설 속 인물인 니므롯이 감독하는 모습과 함께 수많은 인부들이 탑을 쌓는 장면이 섬세하게 표현되어 있습니다. 당시 유럽에서 상상한 바벨탑의 모습과 사람들의 신화를 어떻게 시각화했는지 보여주는 귀중한 역사적 자료입니다.
그렇다면 이렇게 남은 바벨탑 이야기가 오늘을 살아가는 우리에게는 어떤 의미가 있을까요?
단순히 “과거에 이런 탑이 있었대요” 하고 끝내기에는, 이 이야기가 품고 있는 상징이 꽤 깊고 넓어요.
무엇보다 바벨탑은 인간의 욕망을 아주 강렬하게 보여주는 이야기예요.
사람들이 힘을 모아서 하늘 꼭대기까지 닿겠다는 탑을 쌓았다는 건, 곧 “우리는 뭐든 할 수 있어”라는 인간의 자신감, 혹은 교만함을 상징하잖아요.
그런데 그 과정에서 결국 서로의 언어가 통하지 않게 되고, 함께 모였던 사람들이 뿔뿔이 흩어졌다는 결말은 묘하게 씁쓸하죠.
“협력이 무너지면 아무리 높은 꿈도 무너진다”는 뉘앙스로 읽히기도 하고요.
또 하나 흥미로운 건, 이 이야기가 왜 언어가 나뉘게 되었는지에 대한 신화적인 해석이라는 점이에요.
지금 우리가 서로 다른 언어를 쓰고 있는 이유를 이렇게 설명했다는 건, 당시 사람들도 이미 문화와 소통의 단절을 인식하고 있었다는 의미겠죠.
그리고 마지막으로, 이 이야기에는 권력과 문명의 종말에 대한 경고도 담겨 있어요.
당시 바빌론은 누구나 인정할 만큼 거대한 제국이었고, 에테메난키 같은 엄청난 건축물을 지을 정도로 번영했지만… 결국엔 폐허가 되어버렸죠.
아무리 찬란한 문명도 시간 앞에선 무너질 수 있다는 걸 보여주는 역사적 은유로도 충분히 읽힙니다.
그래서 바벨탑은 단순한 “높은 탑에 얽힌 이야기”가 아니라, 인간이 어디까지 욕망을 쌓을 수 있는가, 그리고 그것이 어떤 결과를 낳는가를 생각해보게 하는 하나의 거울 같은 존재예요.
이렇게 바라보면, 수천 년 전 그 오래된 이야기 속에서도 지금 우리의 삶과 연결되는 메시지가 보이지 않으시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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