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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영화 소개

단돈 300원짜리 라이터가 폭주열차를 멈췄다?! 한국 코미디 영화의 숨은 명작, 〈라이터를 켜라〉의 모든 것

by K-Movie 아카이브 2025. 3. 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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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항준 감독 김승우 차승원 주연의 영화 <라이터를 켜라> 포스터
장항준 감독 김승우 차승원 주연의 영화 <라이터를 켜라> 포스터

 

 

대한민국이 온통 빨간 티셔츠 물결로 뒤덮였던 2002년 여름, 진한 감동의 한일 월드컵이 끝나고 뒤이어 한국 영화계에 묵직한 한 방 웃음을 던지며 등장한 작품이 있었습니다. 저도 너무나 재미있고 유쾌하게 본 영화인데요. 바로 장항준 감독의 상업영화 데뷔작인 <라이터를 켜라>입니다. 이 작품은 범죄와 코미디 장르를 절묘하게 버무려낸 블랙코미디로, 웃음 뒤에 숨은 사회 풍자와 인물들의 인간적인 면모까지 놓치지 않는다는 점에서 두고두고 회자되는 영화입니다. 주연으로는 당시 탄탄한 연기력을 인정받고 있던 김승우, 그리고 독보적인 개성과 카리스마로 많은 사랑을 받던 차승원이 출연하여 유쾌하면서도 강렬한 인상을 남깁니다. 이 외에도 박영규, 강성진, 유해진 등 오늘날에는 레전드급으로 평가받는 조연 배우들이 대거 출연해 극의 활기를 더해줍니다. 영화는 얼핏 보면 한 백수 남자의 황당한 열차 추격극처럼 보이지만, 실상은 당시 한국 사회의 부조리와 인간 군상들을 풍자적으로 비틀어내며 코미디 속에 씁쓸한 현실을 녹여냈다는 점에서 높은 평가를 받았습니다. 개봉 당시 전국 누적 관객 수는 약 130만 명에 이르렀으며, 비록 블록버스터급 대흥행은 아니었지만, 입소문을 타고 오랫동안 사랑받으며 일종의 컬트적 지위를 획득한 작품으로 자리매김하게 됩니다. 특히 국내 관객들 사이에서는 ‘현실은 팍팍하지만 웃으며 견뎌보자’는 정서와 깊이 맞닿아 있다는 점에서 공감과 호평을 동시에 얻었고, 해외에서는 다소 낯선 한국식 유머와 사회적 배경에도 불구하고 독창적이고 기발한 설정에 신선함을 느꼈다는 평가가 이어졌습니다. 무엇보다도 이 영화는 예비군 훈련과 백수의 삶, 조폭의 허세, 정치인의 위선 등 각기 다른 세계에 속한 인물들을 하나의 열차라는 공간 안에 몰아넣으며 발생하는 카오스를 통해, 우리 사회의 민낯을 코믹하게 해부하는 방식으로 유일무이한 정서를 만들어냅니다. 라이터 하나를 되찾겠다는 주인공의 황당한 집념이 결국에는 거대한 사건을 막아내는 결정적인 한 방이 된다는 스토리는, 웃음 뒤에 남는 묘한 여운과 함께 인생의 아이러니를 되짚어보게 만듭니다.

 

〈라이터를 켜라〉 인물 총정리! 웃음과 반전의 핵심 캐릭터들, 지금 만나보세요

허봉구 (김승우 분)
백수 5년 차, 나이 서른의 허봉구는 말 그대로 인생이 꼬일 대로 꼬인 남자입니다. 부모님의 용돈에 의존하고, 동창들에게 무시당하며, 예비군 훈련장에서도 제대로 우동 한 그릇 편히 먹지 못하는 그의 인생은 그야말로 찌질함의 연속입니다. 그러나 그는 그 흔한 돈 한 푼보다 더 소중하게 여긴 ‘단돈 300원짜리 라이터’를 빼앗긴 뒤, 예상치 못한 의지를 발휘합니다. 기차를 납치한 조폭 앞에서도 끝까지 "내 라이터 내놔!"를 외치는 그는 겉으로는 어리숙하고 소심하지만, 마음속 깊은 곳에는 정의감과 고집스러움이 숨어 있습니다. 영화 내내 줄기차게 당하고만 사는 듯 보이지만, 결국 그는 자기 방식으로 조폭 두목을 박치기로 제압하고 폭주 열차를 세우며 대역전극의 주인공이 됩니다. 평범하고 무기력한 남자가 영웅이 되어가는 과정을 통해 관객은 그의 성장을 응원하게 됩니다.

양철곤 (차승원 분)
한때 잘나가던 조폭 조직의 두목이지만, 지금은 쪼들리는 삶에 허덕이고 있는 인물입니다. 그는 가족을 부양해야 하는 공처가이자, 정치판에 끌려다니는 을의 인생이 되어버린 비운의 조폭입니다. 전직 해병대 출신으로 위세는 남아있지만, 현실은 아내 애숙의 잔소리에 벌벌 떨고, 돈을 떼먹은 국회의원을 찾아 기차까지 납치하는 다소 코믹한 캐릭터입니다. 하지만 그의 성질은 만만치 않아, 겉으로는 폼을 잡지만 결국 폭력과 협박으로 일을 해결하려 합니다. 라이터 하나로 시작된 기차 납치 사건은 결국 그의 분노와 자존심의 폭주로 이어지며, 철저히 몰락하는 과정을 보여줍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어딘가 짠한 구석이 있는 인물로, 관객에게 복잡한 감정을 안겨주는 캐릭터입니다.

박용갑 (박영규 분)
국회의원 박용갑은 이 영화의 숨은 빌런으로, 겉으로는 민주투사 출신이라 주장하지만, 실제로는 조폭과 손을 잡고 자신의 정치적 이익만 챙기는 위선적인 인물입니다. 철곤에게 약속한 보수를 차일피일 미루고 결국엔 입을 싹 닦으려다 사단을 불러오게 됩니다. 사건 내내 책임은 지지 않고, 자존심만 세우며 철곤을 자극하는 모습을 보여줍니다. 결국 그가 저지른 거짓과 위선은 수많은 승객들을 위협하는 폭주 열차 사건으로 이어지게 되며, 대중 앞에서는 뻔뻔하게 인터뷰를 이어가는 전형적인 정치인의 이중성을 적나라하게 드러냅니다.

떠벌남 (강성진 분)
현대택배 소속 택배기사로 본명은 김범수입니다. 세상에 대한 불만이 가득하지만 정이 많은 인물입니다. 봉구와 예비군 훈련장에서 만나 우연히 기차역까지 함께 하게 되고, 이후 기차 납치 사건 현장에서 그는 승객들의 봉기를 주도하는 숨은 영웅이 됩니다. 처음에는 찌질하고 수다스러운 캐릭터처럼 보이지만, 위기의 순간엔 용기를 내는 인간적인 면모로 관객의 공감을 얻습니다.

침착남 (유해진 분)
처음에는 조용하고 존재감 없는 승객처럼 등장하지만, 사건이 점차 심각해지자 갑작스럽게 돌변하는 인물입니다. 평소엔 "그냥 그러려니 하세요"라고 말하며 지나치던 그가, 극 후반부에는 울분을 토하며 분노를 표출하는 반전 캐릭터입니다.

찐빠 (이문식 분)
양철곤의 오른팔로, 조직 내에서는 간부급 인물입니다. 입만 열면 쌍욕이 튀어나오고, 분위기 파악도 제대로 못 해 자꾸만 판을 그르치는 어리버리한 면이 강합니다. 봉구를 제압하려 하지만 오히려 일이 꼬이게 되는 중간 보스 역할을 합니다.

도끼 (배중식 분)
조직의 또 다른 간부로, 찐빠에 비해 차분하고 묵직한 카리스마를 지닌 인물입니다. 말보다는 행동이 앞서며, 도끼라는 무기를 들고 위협하지만 결국에는 찐빠와 함께 무력하게 체포됩니다.

싸가지 (김채연 분)
기차에 탑승한 여성 승객으로 처음엔 조용하고 지적인 인물처럼 보이지만, 사건이 터진 뒤에는 거칠고 거침없는 본성을 드러냅니다. 과거의 아픔을 고백하며 철곤과 용갑의 태도에 분노를 표출하고, 끝내 용갑의 따귀를 날리는 장면은 묘한 카타르시스를 선사합니다.

광필 (장현성 분)
봉구의 동창으로, 학창 시절부터 봉구를 무시하고 괴롭혀 온 인물입니다. 동창회에서도 봉구를 모욕하고 조롱하지만, 결말부에 봉구의 박치기 한 방에 나가떨어지며 통쾌한 장면을 연출합니다.

희창 (장항준 분)
또 다른 동창으로, 광필의 뒤를 이어 봉구를 깎아내리는 데 일조하지만, 마지막에는 태세를 바꿔 봉구를 치켜세우며 아부를 시작하는 인물입니다. 겉과 속이 다른 전형적인 기회주의자의 면모를 보여줍니다.

애숙 (김선경 분)
양철곤의 아내로, 가정에서는 무서울 정도의 존재감을 가진 인물입니다. 철곤이 조폭이라는 사실을 알고 있음에도 아들 생일날 연락조차 없는 남편에게 분노를 터뜨리며, 현실적인 아내이자 어머니의 모습을 보여줍니다.

 

웃음 속에 숨겨진 통쾌한 역전극! 영화 〈라이터를 켜라〉 줄거리 완벽 해부

예비군 훈련을 마치고 돌아오던 백수 허봉구(김승우 분)는 그날 따라 모든 일이 꼬이고 있었습니다. 배고픈 와중에 우동 한 그릇도 제대로 먹지 못했고, 지갑에는 단돈 300원만 남은 상태였습니다. 그는 결국 남은 돈으로 일회용 라이터 하나를 사지만, 그 라이터조차도 서울역 화장실에서 깜빡 놓고 나오고 맙니다. 뒤늦게 다시 화장실로 돌아갔을 때, 라이터는 이미 조직폭력배 양철곤(차승원 분)의 손에 들어가 있었고, 봉구는 라이터를 돌려달라고 애원하지만 오히려 철곤의 부하들에게 된통 두들겨 맞으며 기차 밖으로 내던져질 뻔합니다. 하지만 봉구는 포기하지 않습니다. 그의 눈에는 분노와 오기, 그리고 자존심이 번뜩입니다. "니들, 내가 그 라이터 찾나 못 찾나 두고 봐!"라는 외침과 함께 기차에 무작정 올라탄 봉구는, 결국 철곤이 벌이려는 대형 사건의 한가운데로 뛰어들게 됩니다.

양철곤은 과거 자신에게 정치 공작을 의뢰하고도 보수를 주지 않고 피하기만 하는 국회의원 박용갑(박영규 분)을 쫓아 서울발 부산행 기차에 오릅니다. 처음엔 말로 해결하려던 그는, 용갑의 뻔뻔한 태도에 격분해 급기야 승객들을 인질로 삼고 기차를 납치해버립니다. "이에는 이, 눈에는 눈이다!"라며 철곤은 열차를 폭주시키고, 기차 안은 순식간에 공포의 공간으로 변해갑니다. 수백 명의 승객은 울부짖고, 경찰은 각 역마다 배치되지만 기차는 멈추지 않습니다. 그 와중에 유일하게 기차 속을 종횡무진 누비며 철곤에게 맞서는 인물은 다름 아닌 허봉구입니다. 그의 요구는 단 하나였습니다. “웬만하면 내 라이터 돌려 주라!” 너무도 순박하고도 어처구니없는 요구였지만, 그 안에는 사람을 울컥하게 만드는 진심이 있었습니다.

열차 위를 기어가는 장면은 이 영화의 백미 중 하나입니다. 과거 각개전투 훈련에서 낙오했던 기억이 떠오르며 그는 공포에 질리지만, 이제는 달랐습니다. 봉구는 끝까지 버티며 마침내 기관실에 진입하고, 철곤과의 마지막 대결에서 주특기인 박치기로 그를 제압합니다. 철곤은 기차를 그대로 들이받아 모두 죽자고 폭주하지만, 봉구는 마지막 순간 기차를 멈춰냅니다. 그리고 그토록 찾아 헤매던 라이터를 되찾아 담배 한 모금에 만족스러운 미소를 짓습니다.

기차에서의 하루가 끝난 후, 봉구는 다시 동창회에 나타납니다. 이번에는 더 이상 당당하지 못한 모습의 광필(장현성 분)을 상대하며, "박치기" 한 방으로 그의 위선을 통쾌하게 날려버립니다. 과거의 찌질함은 온데간데없고, 이제는 스스로를 지킬 줄 아는 진짜 어른이 된 봉구. 누군가는 말합니다. “영웅으로 등극한 덕분에 여기저기 취업도 잘 되고, 여자들도 선 보자고 난리래.” 단돈 300원짜리 라이터 하나가 그의 인생을 바꿔놓은 하루였습니다. 영화는 우리에게 묻고 있습니다. 정말 별 볼 일 없던 백수도, 진심 하나만 있다면 세상을 바꿀 수 있지 않겠냐고 말입니다.

 

〈라이터를 켜라〉, 알고 보면 더 흥미로운 이야기들

이 영화의 가장 놀라운 사실 중 하나는 주인공 허봉구(김승우 분)의 복장이 실제 특전사 예비군 복장을 갖추고 있다는 점입니다. 우연히 입은 복장이 아니라, 왼팔의 부대 마크와 공수 휘장을 보면 단순한 설정이 아니라는 걸 눈치챌 수 있습니다. 실제 특전병 출신이어야 받을 수 있는 마크와 휘장이 영화 속 봉구의 옷에 정확히 부착되어 있습니다. 이 설정은 영화 후반부에서 그가 열차 위를 기어가며 공포를 극복하는 장면과도 맞물려 묘한 복선을 형성합니다. 어리숙한 백수처럼 보였던 인물에게 이런 배경이 숨어 있다는 설정은 관객에게 짜릿한 반전을 선사합니다.

 

영화의 또 다른 흥미로운 요소는 봉구가 되찾으려는 라이터입니다. 영화 전개 내내 "내 라이터 내놔!"라는 대사 한 줄로 밀고 나가는 봉구의 집념은 단순한 소도구를 넘어서, 자존심과 삶의 중심을 상징하게 됩니다. 관객들은 그가 라이터 하나를 두고 왜 저토록 목숨을 걸고 달려드는지 어이없어 하다가도, 어느새 그의 뚝심에 감정이입을 하게 됩니다. 기차 안에서 터지는 박치기 장면은 한국 영화 역사 속 코미디 명장면 중 하나로 손꼽히며, 이 단순해 보이는 한방이 폭주하는 열차를 멈추는 결정타가 된다는 설정은 아이러니하면서도 통쾌함을 안깁니다.

 

또한 영화 속 승객들이 하나둘 각성하며 범죄 조직에 맞서는 과정은 단순한 코미디를 넘어서 일종의 사회적 풍자를 담고 있습니다. 각기 다른 배경을 지닌 평범한 시민들이 연대하여 강자에 맞서는 구조는 웃음 속에 묵직한 메시지를 남깁니다. 특히 떠벌남(강성진 분)이 봉구를 보며 선동을 시작하고, 침착남(유해진 분)이 돌변해 쌍욕을 내뱉으며 달려드는 장면은 단체로 각성하는 클라이맥스로 관객의 몰입을 최대로 끌어올립니다.

 

잘 알려지지 않은 〈라이터를 켜라〉의 뒷이야기들

이 영화에는 많은 관객들이 알지 못했던 놀라운 비하인드가 존재합니다. 촬영 중 실제로 배우 한 명이 사고로 목숨을 잃은 사건이 있었습니다. 울산역 촬영 당시, 고속으로 진입하는 새마을호 열차에 단역 배우 허장 씨가 빨려들어가 사망하는 사고가 벌어졌습니다. 이 사건은 당시 언론에도 보도되었고, 이후 해당 장면은 대역으로 촬영을 재진행해 뒤에서만 나오도록 처리되었다는 사실이 전해집니다. 이처럼 웃음 뒤에 감춰진 아픔도 있는 영화였다는 점에서 단순한 코미디 이상의 무게를 느끼게 합니다.

 

또한 장항준 감독은 이 작품이 자신의 상업영화 데뷔작이었는데, 첫 촬영 첫 테이크부터 “오케이”를 외치며 신나게 찍어댔다고 합니다. 하지만 촬영 스탭들이 당황한 기색을 감추지 못했고, 촬영감독이 은근히 NG와 오케이 구분을 도와주며 감독을 조용히 이끌어갔다는 웃지 못할 일화도 있습니다. 나중에 장항준 감독은 방송에서 “사실 그땐 아무것도 몰랐다”고 고백했을 정도입니다.

여기에 등장하는 택배기사 ‘떠벌남’의 유니폼은 단순한 소품이 아니라 당시 실제 존재하던 현대택배의 로고와 디자인을 그대로 사용한 것으로, 이는 기업이 스폰서로 참여했다는 단서가 되는 장면입니다. 심지어 기차 내부 좌석 커버에도 해당 로고가 삽입되어 있다는 점에서 영화 속 PPL의 교묘한 활용이 엿보입니다.

 

무명 시절의 배우 정우는 철곤의 부하로 잠시 출연하는데, 이 영화가 그의 상업영화 데뷔작이기도 합니다. 당시의 짧은 장면이 훗날 그의 필모그래피의 출발점이었다는 사실을 아는 사람은 많지 않습니다. 또 하나 흥미로운 점은 영화에서 봉구 부모로 등장한 배우 김인문과 김지영이 실제로 과거 SBS 드라마에서도 부부로 등장한 적이 있다는 사실입니다. 이런 설정은 영화에 은근한 현실감을 부여하며, 보는 이로 하여금 어딘가 정겨운 분위기를 느끼게 만듭니다.

 

“코미디로 포장된 사회 풍자, 웃음 뒤에 남는 여운 – 영화 〈라이터를 켜라〉가 특별한 이유”

한편의 코미디가 이렇게 짜릿하고, 이렇게 인간적일 수 있다는 사실을 이 영화를 통해 다시금 느꼈습니다. 처음엔 한심하고 찌질하기만 하던 한 백수가, 단돈 300원짜리 라이터 하나를 찾겠다는 순수한 의지로 세상을 뒤흔드는 여정을 시작한다는 설정 자체가 이미 충분히 매력적입니다. 하지만 그것만으로 끝나지 않습니다. 장항준 감독 특유의 재치 있는 연출과 곳곳에 스며든 현실 풍자, 그리고 무엇보다 캐릭터 하나하나에 살아 숨 쉬는 생명력이 이 영화를 단순한 코미디로 보기엔 너무도 아깝게 만듭니다. 박치기 한 방으로 폭주하는 기차를 멈춘 남자, 그리고 그 속에 담긴 ‘인생의 전환점’이라는 테마는 아직도 많은 관객들의 기억 속에 강렬하게 남아 있습니다.

이 영화는 누군가의 삶에서는 절망일 수 있는 하루가 어떻게 희망으로 뒤바뀔 수 있는지를, 그리고 사소해 보이는 것이 얼마나 커다란 의미로 확장될 수 있는지를 말없이 보여줍니다. 등장인물 모두가 한 명도 허투루 쓰이지 않고 각자의 몫을 다하고 있다는 점도 이 작품의 숨은 미덕입니다. 특히 웃음 뒤에 숨은 사회 비판과 인간 군상의 비틀어진 단면까지 담아낸 이 작품은, 지금 다시 봐도 촌스럽지 않은 시대를 초월한 매력을 지니고 있습니다. 그래서인지 20년도 넘은 이 영화가 여전히 많은 이들에게 회자되고, 영화광들 사이에선 ‘한국형 컬트 코미디’의 대표작으로 손꼽히는 이유가 아닐까 생각됩니다.

만약 이 글을 읽고 영화 〈라이터를 켜라〉를 처음 알게 되셨다면, 꼭 한 번 직접 감상해 보시길 추천드립니다. 이미 보신 분이라면, 이제는 웃음 너머의 의미들을 다시금 되새기며 감상해보는 것도 분명 또 다른 재미일 것입니다. 앞으로도 이렇게 매력적이고 흥미로운 영화 이야기들을 여러분께 전해드릴 예정입니다. 제 블로그를 구독해주시면, 좋은 이야기로 계속 보답드릴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다음 글에서도 또 함께 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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