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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5월 27일, 삼성전자·SK하이닉스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 16개가 한꺼번에 상장된 뒤로 벌써 두 달 가까이 지났습니다. 그런데 그 두 달 동안 대한민국 증시에서 벌어진 일들을 돌아보면, 이제는 정말 이 상품을 그대로 둬서는 안 되겠다는 확신이 듭니다. 코스닥은 자금이 마르며 계속 짓눌려왔고, 코스피는 반도체 업황 조정 한 번에 하루 -9%, +6%, -6%를 오가는 놀이기구가 돼버렸습니다.

지난주만 해도 7월 13일 코스피가 8.95% 폭락하더니, 15일엔 6.24% 폭등, 16일엔 다시 6.37% 급락하며 코스피 6,820선, 코스닥 791선까지 밀려났습니다. 이 모든 혼란의 뿌리에는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가 있습니다. 오늘은 왜 이 상품을 지금 당장 상장폐지하거나 최소한 거래를 정지시켜야 하는지, 그 이유를 낱낱이 짚어보겠습니다.

먼저 코스닥부터 보시지요.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가 상장된 5월 27일, 코스닥 신용거래융자 잔고는 9조8563억원이었습니다. 그런데 이 잔고가 계속 줄어들어 7월 9일에는 7조7962억원까지, 한 달 반 만에 20.9%가 빠졌습니다. 개인 투자자들의 돈이 중소형주에서 빠져나와 삼성전자·SK하이닉스 레버리지 상품으로 그대로 쏠려 들어간 겁니다.

그 결과 7월 14일에는 코스닥지수가 장중 6.25%까지 밀리며 13개월 만에 750선이 무너졌습니다. 성장성 있는 중소형 기업들이 정당하게 평가받아야 할 자금을, 단 두 종목에 베팅하는 파생상품이 통째로 빨아들이고 있는 셈이지요. 이게 두 달 가까이 이어진 코스닥의 소리 없는 붕괴입니다.

코스피라고 다르지 않았습니다. 원래도 반도체 업황에 따라 오르내리던 시장이지만, 레버리지 ETF가 두 배로 수익률을 추종하는 구조 때문에 기초주식이 조정을 받을 때마다 낙폭이 그대로 두 배로 증폭됐습니다. 7월 13일 '블랙먼데이'에는 코스피가 669포인트(8.95%) 폭락하며 사이드카와 서킷브레이커가 동시에 발동됐고, 두 달 만에 7,000선이 무너졌습니다.

15일엔 정부 발표에 기관들이 대거 사들이며 6.24% 반짝 반등했지만, 바로 다음 날인 16일 미국 반도체주 약세 소식 하나에 그 상승분을 고스란히 반납하고 6.37% 또 급락했습니다. 변동성지수 VKOSPI는 이미 6월 초 91.2까지 치솟아 2008년 금융위기 당시 최고치(89.3)를 넘어섰는데, 7월 들어서도 이 살얼음판 같은 흐름이 전혀 진정되지 않고 있습니다. 정상적인 시장이라면 이렇게까지 하루하루가 도박판처럼 흔들릴 이유가 없습니다.

그런데 정작 이 모든 변동성의 최전선에 있는 레버리지 상품 자체는 어땠을까요. 삼성전자·SK하이닉스 레버리지 상품 14종의 최근 한 달 평균 하락률은 47.1%였고, 14종 모두 45% 넘게 빠졌습니다. 시장 전체를 뒤흔들어 놓고 정작 투자자들은 반토막 가까운 손실을 떠안은 겁니다. 이쯤 되면 이 상품이 누구에게 이득이 됐는지 되묻지 않을 수 없습니다. 개미 투자자는 손실을 떠안고, 코스닥은 자금이 말라가고, 코스피는 매일 롤러코스터를 타는데, 정작 이 상품의 도입을 승인한 당국은 사태가 이 지경이 되도록 뒷북 대응만 이어왔습니다.

그래서 국민동의청원 게시판에는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품 폐지 및 규제에 관한 청원'을 비롯해 비슷한 취지의 청원이 잇따라 올라왔고, 수천 명에서 1만 명이 넘는 국민이 동의했습니다. 청원인들의 요구는 명확합니다. 시장 왜곡의 근원인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품을 즉시 상장폐지하거나, 그것이 당장 어렵다면 최소한 거래를 정지하고 30분 단위 단일가매매로 전환해 하루 단위의 극단적 변동성부터 차단하라는 것이지요.

그리고 애초에 이런 위험한 상품을 충분한 안전장치 없이 승인한 책임을 관계 당국이 분명히 지고, 승인 과정에 문제가 없었는지 규명해 책임자를 문책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함께 커지고 있습니다.

그런데 정작 당국의 반응은 굼뜹니다. 금융위원회·금융감독원·한국거래소는 지난 16일에야 신규 상장 잠정 중단과 광고 금지, 기본예탁금 인상(1000만원→3000만원, 8월 5일부터), 매매수량 단위 확대(1좌→20좌, 11월부터) 같은 보완방안을 내놨습니다. 그런데 이 대책들은 하나같이 '새로 사는 사람'의 문턱만 높일 뿐, 이미 시장에 풀린 16개 상품이 만들어내는 수급 왜곡과 변동성 자체는 그대로 남겨둡니다.

청와대 정책실장은 "이미 투자자들이 투자하고 있어 상장폐지는 상상하기 어렵다"고 했지만, 그 논리라면 시장을 두 달째 망가뜨리고 있는 상품을 그저 규모가 크다는 이유만으로 방치하겠다는 뜻밖에 되지 않습니다.

결론은 분명합니다. 지금처럼 문턱만 조금씩 높이는 미봉책으로는 코스닥의 자금 이탈도, 코스피의 살얼음판 변동성도 멈출 수 없습니다. 시장의 신뢰를 되찾기 위해서는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의 상장폐지 또는 즉각적인 거래정지, 그리고 변동성을 원천적으로 억제할 30분 단일가매매 같은 근본 조치가 지금 당장 필요합니다.

그리고 이런 상품이 어떤 과정을 거쳐 승인됐는지, 그 책임은 누구에게 있는지도 분명히 규명돼야 할 것입니다. 물론 당국과 일부 전문가들은 갑작스러운 강제 상폐가 대규모 청산 과정에서 오히려 더 큰 충격을 줄 수 있다고 우려하는 것도 사실입니다. 하지만 그 우려 때문에 두 달째 계속되는 시장의 비명을 계속 외면해서는 안 될 것입니다.

📌 참고 자료 (원문 확인용)
파이낸셜뉴스 - 코스닥서 돈 빼 레버리지로…남은 건 두 자릿수 손실
파이낸셜뉴스 - 코스닥, 13개월 만에 750선 아래로…올해 8번째 매도사이드카
아시아경제 - 하루걸러 급등락 '롤러코스터' 코스피, 6.4% 하락 마감
파이낸셜뉴스 - '삼전닉스' 레버리지 한 달 평균 47% 추락...핵심 규제는 8월·11월
헤럴드경제 - 김용범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 상폐는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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