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정치 양극화의 진짜 원인은? 민주주의 위기 속에서 찾은 희망의 신호
지금 미국에서는 민주당과 공화당 지지자들이 서로를 '민주주의의 적'으로 여기고 있어요.
최근 몇 년간 미국 정치 양극화는 전 세계의 주목을 받고 있어요. 2024년 11월 대선을 거치며 더욱 심화된 이 현상은 단순한 정치적 의견 차이를 넘어서고 있죠. 민주당 지지자의 87%가 트럼프 2기가 민주주의에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 믿고, 공화당원의 82%는 해리스 부통령 승리가 민주주의를 약화시킬 것이라 생각한다는 최근 조사 결과는 충격적이에요. 서로가 서로를 국가의 적으로 바라보는 이 현상이 어떻게 가능해진 걸까요. 오늘은 이 복잡한 문제의 뿌리를 파헤치고, 놀랍게도 그 속에서 발견되는 희망의 신호들을 함께 살펴보려고 해요. 우리나라 정치에도 시사하는 바가 크니까요.
양극화는 언제부터 시작되었을까
그런데 미국 정치가 처음부터 이렇게 극단적으로 나뉘어 있던 건 아니에요. 1990년대 이전만 해도 민주당과 공화당 의원들 사이에는 이념적으로 겹치는 부분이 꽤 많았거든요. 보수적인 민주당 의원도 있었고, 진보적인 공화당 의원도 있었죠. 하지만 1990년대를 거치며 상황이 급격히 변했어요. 퓨 리서치센터의 50여 년간 조사 결과를 보면 21세기 들어 의회 의원들의 이념 성향이 양극단으로 빠르게 이동했다는 걸 알 수 있어요. 이제는 가장 보수적인 민주당 의원보다 가장 진보적인 공화당 의원이 더 오른쪽에 위치할 정도로 두 당 사이의 간극이 벌어졌답니다. 더 놀라운 건 이런 양극화가 정치인들에게만 국한되지 않는다는 점이에요.
그렇기에 상대 정당에 대한 유권자들의 감정도 갈수록 악화되고 있어요. 1994년에는 민주당 지지자 중 21%만이 공화당에 매우 부정적이었는데, 2022년에는 이 비율이 62%로 세 배 가까이 증가했어요. 공화당 지지자도 마찬가지로 17%에서 54%로 급증했죠. 이건 단순히 정책적 견해 차이가 아니라 '상대방이 그냥 싫다'는 정서적 양극화예요. 정책 토론은 사라지고 감정적 대립만 남은 상황이 된 거죠. 상대편 정당을 지지하는 사람과는 같은 동네에 살고 싶지 않다거나, 자녀가 그쪽 정당 지지자와 결혼하는 걸 반대한다는 응답까지 나올 정도니까요. 이런 정서적 분열이 더 무섭답니다.
양극화를 만들어낸 제도적 원인들
그런데 이런 양극화가 우연히 생긴 건 아니에요. 여러 제도적 요인들이 복합적으로 작용했거든요. 가장 큰 원인으로 꼽히는 게 바로 게리맨더링이에요. 게리맨더링은 집권당이 자신들에게 유리하도록 선거구를 인위적으로 조작하는 걸 말해요. 예를 들어 오하이오 주에서는 최근 선거 결과를 보면 당선자와 낙선자의 평균 득표율 차이가 32%에 달할 정도로 경쟁이 없는 안전 지역구들이 만들어졌어요. 이렇게 되면 당선이 거의 확정된 후보들은 상대 정당 유권자가 아니라 자기 당 내 극성 지지자들만 신경 쓰게 되죠. 그러니 중도적 입장보다는 극단적 주장을 하는 게 유리해지는 거예요. 정보통신 기술이 발전하면서 오히려 더 정교한 게리맨더링이 가능해졌다니 아이러니하죠.
그렇기에 프라이머리 제도도 양극화를 부채질하고 있어요. 프라이머리는 각 당의 대선 후보를 뽑는 예비선거인데, 문제는 이 선거에 참여하는 사람들이 주로 이념 성향이 강한 열성 당원들이라는 거예요. 일반 국민들은 본선거에만 관심을 가지지만, 프라이머리에 열심히 참여하는 사람들은 극단적 정치 성향을 가진 경우가 많아요. 그러니 후보들도 본선에서 중도 표를 얻기보다는 프라이머리에서 당선되기 위해 극단적인 공약을 내세우게 되는 거죠. 또한 선거자금법의 변화로 이념적 사회단체들이 선거 후보들을 위해 독자적으로 활동할 수 있게 되면서 이런 경향이 더욱 강화되었어요. 승리 지상주의가 만연하며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문화도 자리 잡았답니다.
미디어와 소셜미디어가 가져온 변화
그런데 제도만 문제는 아니에요. 20세기 말부터 미디어 환경이 급격히 변하면서 양극화가 더 심해졌거든요. 과거에는 ABC, NBC, CBS 같은 주요 방송사들이 비교적 중립적 뉴스를 제공했어요. 하지만 케이블 뉴스와 인터넷이 등장하면서 사람들은 자기가 보고 싶은 뉴스만 골라 볼 수 있게 됐죠. 보수 성향이면 폭스 뉴스를, 진보 성향이면 MSNBC를 보면서 자신의 생각을 계속 강화하는 거예요. 이런 현상을 '확증편향'이라고 하는데, 자기 생각과 다른 정보는 걸러내고 같은 정보만 받아들이는 심리적 경향이에요. 소셜미디어 알고리즘은 이 문제를 더욱 악화시켰어요. 페이스북이나 트위터는 사용자가 좋아할 만한 콘텐츠만 보여주니까요.
그렇기에 사람들은 점점 더 자기만의 정보 거품 속에 갇히게 됐어요. 같은 사건을 보고도 민주당 지지자와 공화당 지지자가 완전히 다른 이야기를 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어요. 예를 들어 2020년 대선 결과에 대해서도 민주당 지지자들은 공정한 선거였다고 믿지만, 많은 공화당 지지자들은 부정선거라고 생각하죠. 같은 미국 땅에 살면서 완전히 다른 현실을 경험하는 거예요. 이런 상황에서 건설적인 대화가 가능할까요. 상대방을 설득하기는커녕 대화 자체가 성립하지 않는 경우가 많아요. 더 큰 문제는 이런 정보 분리가 미국 사회를 평행세계처럼 나눠버렸다는 거예요.
희망은 있을까, 미래를 위한 해법
그런데 절망적으로 보이는 이 상황 속에서도 희망의 씨앗은 있어요. 흥미롭게도 2000년대부터 미국 유권자들의 이념 조사를 보면 공화당의 보수와 민주당의 진보 외에 중도주의가 다수를 차지하고 있다는 사실이 밝혀졌어요. 실제로 많은 미국인들은 극단적 양극화를 원하지 않는다는 거죠. 75%의 국민이 민주주의가 위협받고 있다고 느끼지만, 동시에 많은 사람들이 이 문제를 해결하고 싶어 한다는 뜻이기도 해요. 여러 주에서 공정한 선거구 획정을 위한 초당파 위원회 설립 운동이 활발히 진행되고 있어요. 메릴랜드처럼 게리맨더링이 심각했던 주에서도 민주당, 공화당, 무소속 위원이 각각 3명씩 참여하는 위원회가 만들어지고 있답니다.
그렇기에 미국 민주주의의 미래는 결국 시민들의 손에 달려 있어요. 기술의 발전으로 더 과학적이고 공정한 선거구 획정이 가능해졌고, 시민 단체들의 활동도 활발해지고 있어요. 프라이머리 제도를 개방형으로 바꿔 일반 국민들의 참여를 늘리려는 움직임도 있죠. 무엇보다 중요한 건 우리 각자가 정보를 소비하는 방식을 바꾸는 거예요. 내 생각과 다른 의견도 열린 마음으로 들어보고, 팩트 체크를 생활화하며, 상대방을 악마화하지 않는 태도가 필요해요. 미국의 양극화 문제는 먼 나라 이야기가 아니에요. 우리나라도 비슷한 길을 걷고 있으니까요. 하지만 문제를 인식하는 것 자체가 해결의 첫걸음이랍니다. 서로 다름을 인정하면서도 대화할 수 있는 성숙한 민주주의, 우리 모두가 만들어갈 수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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